▲ 11월 15일 집회에 참석했다가 사지마비, 폐렴 등을 앓아온 홍덕표씨가 18일 새벽에 사망했다.
지난달 15일 여의도 농민집회에 참석했다 숨진 전용철씨에 이어 또 한 명의 농민이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같은 날 농민집회에 참석했다가 경추(목뼈)와 척수(신경)를 다쳐 사지마비 상태에서 치료를 받아왔던 홍덕표(68·전북 김제시 백산면 상리)씨가 18일 새벽 0시 35분에 결국 숨을 거뒀다.
사지마비가 폐렴 불러 사망
홍씨의 아들 성귀(39)씨는 이날 새벽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폐렴으로 고생하시더니 결국 사망하셨다, 걸을 수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홍덕표씨는 지난달 15일 집회에서 이마 등에 상처를 입고 당일 오후 서울 성애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았다. 홍씨는 3일 뒤 전북 익산 원광대병원으로 옮겨져 경추 추반간 통합수술 등을 10시간 넘게 받은 뒤 계속 치료를 받아왔다. 그러나 병세는 호전되지 않고, 지난 2일 폐렴까지 겹쳐 스스로 숨을 쉬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
경찰청은 홍씨가 사지마비 상태에 이르게 된 것과 관련, 사실상 잘못을 시인한 바 있다. 최광식 서울경찰청 차장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홍덕표씨는 집회 현장에서 진압경찰로부터 가격을 당해 부상했을 가능성이 현저하다"며 "당시 구체적 상황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들 성귀씨는 지난 4일 "아버지가 의식이 분명하지 않은 상태여서 어떻게 맞았는지 구체적으로 말하지 못했으나 이마가 찢어진 것은 (경찰이) 방패로 때려서 그렇게 됐다고 했다"며 "방패와 곤봉으로 뒷목과 머리도 맞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홍씨 장례식 농민장으로 치러질 듯
홍씨의 장례식은 농민장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그동안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가족들과 향후 대응책을 모색해왔다.
전농 전북도연맹 박귀열 사무처장은 "아직까지 장례식을 어디에서 어떻게 지낼지 최종적으로 협의되지 않았으나 가족들이 농민장으로 치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전농은 부검과 장례 절차 등에 대해 협의를 마친 뒤 18일 오전께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한편 고 전용철씨에 이어 홍씨도 결국 사망함에 따라 농민단체의 반발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은 농민대회 과잉진압 책임을 물어 서울경찰청 이종우 기동단장 직위해체 방침을 밝혔으나 농민,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서울 광화문 열린시민공원 천막농성과 청와대 앞 노숙농성을 계속 벌이고 있다.
농민,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농업의 근본적 회생과 고 전용철 농민살해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이번 사태와 관련, 허준영 경찰청장 및 오영교 행정차지부 장관 파면과 폭력진압 책임자 구속처벌,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